[스크랩] 춘원의 묵향 생생한 고찰... 남양주군 봉선사
춘원의 묵향 생생한 고찰... 남양주군 봉선사 | ||||
춘원의 묵향 생생한 고찰... 남양주군 봉선사
인근 광릉ㆍ수목원과 함께 하면 최고의 하루 나들이 코스한글 현판의 효시로 유명한 봉선사 들머리. 광릉숲이 지척이라 코 끝에 걸리는 내음도 벌써 다른데, 비석거리의 ‘춘원 이광수 기념비’가 먼저 반긴다. 왜 춘원의 비석이 이곳에 있는 걸까.
1979년 복원하면서 석가모니를 모신 대웅전에 ‘큰 법당’이라는 현판을 달아 우리나라 한글 현판의 효시가 된 봉선사는 1469년(예종 원년)에 세조의 능을 수호하려는 목적으로 세워진 사찰이다. 이 부근은, 고질이던 피부병을 고치려는 일념으로 나라 안의 물 좋다는 데는 거의 다 돌아다닌 세조가 서운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물맛을 자랑하던 곳이다. 게다가 광릉이 정해지면서 주변 숲을 능림으로 지정해놓아 숲은 더욱 울창했으니 물맛도 한층 좋아졌으리라. 광릉내 샘물 중에서도, 춘원도 즐겨 찾던 봉선사 ‘큰 법당’ 뒤쪽 언덕 너머에 있는 옹달샘물이 최고라 한다.
주변볼거리 봉선사는 세조의 능인 광릉을 지키던 절이고, 광릉의 능림으로 보호받던 숲이 광릉수목원의 원조다. 그래서 봉선사, 광릉, 광릉수목원 이 세가지는 어느 게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두루 살펴보아야 ‘삼박자’가 맞는다. ▲세조와 세조 비 정희왕후 윤씨가 묻힌 광릉은 능까지 오르는 길이 아늑한 산책로. 옛 선조들의 무덤을 찾아가면서 이렇게 건강하고 짙은 숲속에 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광릉서 바라보는 산줄기도 세조의 영혼을 달랠 만큼 충분히 안온한 느낌이 든다. ▲광릉수목원에선 산림욕을 즐기며 상쾌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온갖 나무를 구경할 수 있다. 또 운이 좋다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크낙새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강원도나 경북 산골도 아닌 서울 근교에서 이렇게 건강한 숲을 거닐 수 있다는 건 세조의 ‘덕’이다. 수목원 안에는 구름다리와 연못, 식물원, 동물원, 삼림박물관, 삼림욕장 등 구경 거리들도 가득하다. 사시사철 모두 아름다운 곳이지만, 신록이 점차 푸르러 가는 5월은 식물원 곳곳에 야생화가 피어난 화원을 이룬다. 하지만, 사람들의 발길로 숲이 훼손되자 산림청은 광릉숲 보존을 위해 1997년 6월부터 광릉수목원 입장객을 제한하고 있다. 반드시 5일 전에 예약(0357-540-1114)을 해야 된다. ▷ 찾아가는 길= 구리에서 47번 국도를 타고 베어스타운리조트 방향으로 가다가 진접 지나 광능내에서 ‘광릉’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2km쯤 가면 왼쪽으로 봉선사가 있다. 의정부쪽에서는 43번 국도를 타고 포천 방향으로 간다. 축석령을 넘어 500m 가면 오른쪽으로 광릉 가는 86번 지방도가 나타난다. 우회전해 7km 가면 광릉수목원이고, 다시 1km 더 가면 광릉. 봉선사는 여기서 1km 더 가면 된다. (민병준 여행칼럼니스트 : mbjbud@chollian.net) |